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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by 책리뷰하는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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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지은이 이어령

출판사 열림원, 가격은 17,000원이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_책 앞 표지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_ 책 뒤표지

 

 

어제 괜히 아빠에게 짜증을 냈다.

이유는 그냥 나의 열등감이었다.

열등감 때문에 이유 없이 아빠를 들들 볶았다.

아빠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느니 헛소리를 하면서도 속으로 참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있지?’

아빠에게 혼자 사과를 하기로 했다.

아빠가 사주신 책을 읽는 것이다.

진짜 어이없다.

책 이름은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렇게 마음을 전하는 아빠에게 날 사랑하지 않는다며 엄포를 놓는 내 자신이 얼마나 싫은지.

 

책을 펼쳤다.

이어령 박사님이 세례를 받기까지.

절절한 딸의 대한 사랑고백이 이어진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박사님도 딸에게 무릎을 꿇는다.

모든 명성을 뒤로한 채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무릎을 꿇는다.

이어령 박사님은 정말로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딸을 사랑해서다.

참 아이러니 하다.

사랑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사랑해서라니.

사랑은 참으로 위대하지만 각박해져가는 세상에서 사랑은 먼지처럼 귀찮은 존재처럼 느껴진다. ‘아 또 괜히 마음 약해질 뻔 했네.’ 그런 마음을 갖는다.

자꾸 넓은 세상에서 나 하나를 지키자고 나 자신을 외롭게 만든다.

 

 

 

 

한때는 사랑을 너무 좋아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고, 내가 그것을 소유했고 나누어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한발자국 물러나보니 내 사랑은 나를 위한 사랑이 아니였을까 그런 회한이 든다.

나 자신이 약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그런 이유를 숨기기 위해 사랑이라는 고귀함을 데리고 왔었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지금도 나는 고귀한 사랑을 찾아나서는 여정에 있다.

그러나 그런 건 원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주제를 알고 난 다음부터는 혼란스러웠다.

내가 이런 주제를 가졌다니. 모든 걸 잃음과 동시에 그동안 내 자신이 바보 같아지는 순간이었다.

그 후로 나는 사랑보다는 돈을 믿기로 했다.

그래, 돈은 항상 배신을 모르지.

사랑은 배신해도 돈은 배신하지 않아.

그래. 그래서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거냐고.

.

사랑을 하기 위함 함께 잘살기 위함이라는 명목 그 속에는 남을 밟기 위한 독기와, 추접한 마음들이 난잡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돈이 최고인 사회를 살고 있다.

돈에 사랑도 팔고, 웃음도 팔고 슬픔도 팔고 모든 걸 다 판다.

그 돈으로 다시 사랑을 산다.

이런 미친 짓거리를 반복하는 게 어떨 때는 정말 화가 난다.

근데 인생이 그냥 그렇다. 자꾸 돌고 돈다.

그래서 지구도 도나.

결국 누구든 목적지는 대체 어디일까?

그 목적지를 선택하는 것이. 그래. 자유라는 것이구나.

선택의 끝을 결정할 수 있는 것.

이민아 목사는 사랑으로 끝을 맺었구나.

이어령 박사님은 그 딸에 대한 사랑으로 끝을 맺었구나.

위대하다. 안타깝다. 아름답다. 모든 것은 최고의 선택이자 최악이였구나.

고통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움이 위대함과 동시에 너무나 두려웠다.

내 인생이 이렇지 않았으면.

내 인생이 이랬으면.

 

 

아무튼 다시 돌아가서 얘기를 하자면 그렇게 나는 사랑과 멀어졌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사랑이라는 것이 문득 그리워졌다.

아버지가 딸에게 갖는 사랑, 신을 향하는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는 사랑. 그런 여럿 종류의 사랑이 다시금 훑어졌다.

그리웠다. 순수한 사랑이. 눈물겨운 그 사랑이 아름답고 예쁘다.

사람을 쭉~ 짜면 뭐가 나올까? 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난 무엇을 남기고 가냐고.

참깨도 참기름을 주는데, 경쟁과 고통, 비열한 마음을 남기고 가서는 안되잖아.

 

사랑을 실천하고 간 이민아 목사가 참 대단하다.

그 사람을 쭉 짜면 사랑 하나 남는다. 그 본질. 어떻게 그 아름다운 걸 지켜냈을까?

그것은 지성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성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그렇기에 최고의 지성인도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 여정은 정말 아름답지 않다.

고통 그 자체다.

나 자신을 부정해야하고 모든 것을 무너뜨려야 하며, 고통을 감내해야만 사랑을 가질 수 있다.

사랑을 할 수 없는 존재가 사랑이 대체 뭐 길래 항상 그렇게 목이 마르고 뜨거운 눈물을 가지게 하는 걸까.

진짜 기독교의 말만 따라 나는 신의 아들이고 원죄를 지어 이곳에서 다시 신을 만나 사랑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걸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서사에 왜 마음이 편안해지느냐는 것이다.

마음이 매일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진다.

이런 아름다운 사랑을 만나면 지금의 내 자신이 부끄럽고,

서울 한복판 전쟁 같은 일터에서는 그런 마음을 품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 정말 어디로 향하길 원하는가.

내 자신에게 고요히 물어본다.

, 정말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나를 쭉~ 짜면, 사랑 한 방울 나오면 좋겠다고 그런 생각은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종이와 활자이지만

사랑이 덕지덕지 꿀떨어지듯 금이야 옥이야. 내 딸아.

사랑한다.

아빠 사랑해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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